“…그래서 말인데, 선생님은 아연이가 소현이의 대화 상대가 돼 줬으면 좋겠어.”
“…네? 제가요? 제가 왜요?”
귀중한 점심시간에 영문도 모르고 교무실로 불려간 나는 얼굴과 이름만 기억하고 있는,
그것마저도 같은 반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남학생의 대화 상대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누나가 못 하는 일은 저도 하면 안 되니까요.”
“누나가… 학교 과제를 못 해?”
“일곱 살 때 누나가 갑자기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 간 이후로 지금까지 병원 밖으로 못 나오고 있어. 그래서 누나는 학교에 못 다녀.”
정말 선생님은 내가 얘한테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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