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 실장아, 계집 하나 감시해야겠다.
감시 대상인 차수연의 첫인상은 상상과 달랐다.
천박할 거란 예상이 무색하게도,
창백한 미소를 머금은 그녀는 처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백 회장님께서 나를 감시하라고 보내셨나요?”
“……재밌네요. 걸리는 게 있어서 하는 질문인가?”
그러나 인상과는 확연히 다른 여자였다.
“백강우 씨는 개죠? 이 집안을 지키는 사냥개.”
수연이 빙그레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순진한 줄 알았는데 맹랑한 면이 있네요.”
수연을 마주한 강우는 다갈색 눈동자에서 시선을 떼어내지 못했다.
언뜻 무기력해 보이는 눈빛 너머에 감춰진 무언가가 그를 붙잡았기 때문에.
“거짓말을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무슨…….”
“아니면, 내가 좀 만만해 보입니까?”
강우가 벽에 등을 기댄 그녀를 향해서 상체를 기울였다.
차수연은 위험인물이다.
더이상 다가가선 안 된다.
강우의 본능이 경고를 울렸다.
그러나 덫에 걸린 건 저쪽이 아닌 이쪽이었는지,
불온한 시선을 감출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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