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했잖습니까. 제가 원하는 건 허울뿐인 아내라고.”
잠에서 깨어났더니, 3년이 지나 있었다.
그것도 지독히 짝사랑했던 남자의 아내로.
관계를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돌아온 건 그의 능멸과 적대였다.
“제가 바라는 건 하나입니다. 괜한 일을 벌이지 않는 것.”
“그게… 정말 당신이 원하는 건가요?”
“쥐도 새도 모르게. 당신이 가장 잘하는 거잖아.”
콘라드 아셰테르는 그녀를 증오한다.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 * *
로이나가 제 아내라는 사실이 그저 끔찍하기만 했다.
더는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여길 정도로.
하지만 그는 끝내 자각하고 말았다.
“하필 이제야 깨닫는다니….”
남자의 입술 새로 얄팍한 비웃음이 흘러나왔다.
자조의 웃음은 점점 절망적으로 변해 갔다.
그에게는 여전히 로이나 뷔르에티가 필요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제 곁에 있기를 원치 않았다.
잔인하고도 혹독한 봄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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