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랑은 어떻게 아시는 사이세요?”
다른 곳도 아니고, 이 자리에서만큼은 아버지라는 호칭을 사용해야 할 것 같았다. 입에 영 붙지 않는 단어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자, 은호가 힐끔 태리를 살핀다.
“내가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고, 이쪽 주선자랑 마음이 잘 맞은 모양입니다.”
“그게 무슨…….”
“거두절미하고, 난 이 자리에서 만나는 여자와 결혼할 생각으로 나왔습니다.”
단호한 그의 목소리에 태리의 큰 눈이 더 커다랗게 떠졌다. 상대가 누구였든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였지만 심장이 쿵쿵 눈치 없이 뛰어대기 시작했다.
“결혼하죠, 나랑.”
조금 전 종업원에게 메뉴를 주문할 때와 다름없는 건조한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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