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울은 서련의 몸종이었고 시녀나 다름없었다.
서련의 집에서 나온 돈이 그녀의 가족에게는 생계였으니까.
그럼에도, 그들이 저지른 가혹한 행위는 그녀의 마음에 앙심을 심었다.
그들에게 빅엿을 날리겠다는 원대한 앙심.
그리고, 그 수단은 백무경이었다.
서련이 죽도록 갖고 싶어 하는 남자 백무경. BS그룹의 차기 리더로 떠오르는 남자.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인간들을 압도하는 인간.
그의 여자가 되는 것으로 시작하려 했다.
“첫눈에, 반한 것 같습니다.”
“그럼, 티를 내봐요. 믿어볼 의향은 있으니까.”
빤한 거짓말로라도 그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는 것으로.
그런데, 백무경이 그녀에게 원하는 것은 좀 더 노골적이고 적나라했다.
“내가 한시울 씨한테 아까 그랬잖아요.”
“……?”
“꼴린다고.”
밤을 나누고 몸을 교환하는 관계에서 백무경을 이용할 수 있을까.
백무경은 그녀의 빅엿에 동참해 줄까.
“한시울 씬, 갈수록 예상외네. 한 스텝 떼자는 건가. 궁합을 사전에 맞춰보고 싶은 건가.”
“하고 싶어서요.”
“…….”
“이런 이유로는 안 되나요?”
“한시울 씨. 덕분에 내가 좀 예민한 상황입니다. 키스에서 안 끝날 수도 있어요.”
서련, 그X의 남자를 빼앗을 수 있을까.
일러스트 : 미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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