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히, 마다할 것 [독점]

필히, 마다할 것

“유산해도 이 결혼이 유지될 거란 확신이 들었나 보지?”
브리짓은 아이를 잃자마자 남편에게 고발당했다.
아인, 그 남자에게.
그는 세상의 모든 것에 값어치를 매기는 남자였다.
그녀와의 결혼이 배 속의 아이에게 값어치를 매긴 결과라면, 공개적으로 내지른 고발은 그 값어치가 완전히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당신의 임신이 처음부터 거짓이었다면, 신 앞에서 한 맹세는 시작부터 글러 먹었어.”
남편은 그들의 혼인을 무효로 만들고자 했다.
그것을 위해 그가 아기의 존재를 부정한 순간, 브리짓은 완전한 이별을 결심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당신은 우리의 결혼이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이 없나?”
아인의 헛소리가 들려왔다.
“그거 굉장히 이상한 소리네요.”
모호한 표정을 지은 브리짓이 시선을 들어 아인을 응시했다.
“애초에 우리의 결혼을 아무런 가치도 없게 만든 건 당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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