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상하고 있는 그거, 해 볼래요?”
농익은 남자가 뱉어 낸 날 것의 말에 그대로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오랜만이야, 이혜빈. 이 겁 먹은 눈.”
“……!”
“여전히 환장하게 예쁘네.”
백경은 본능적으로 끌리는 상사이자 곧 다른 사람과 결혼할 남자였다.
그를 밀어내기 위해 혜빈은 애썼지만, 술 취한 어느 날 밤.
“확인해 보래도, 내 몸이 네 건지 아닌지.”
“이사님.”
“뒤탈은 없을 거야.”
백경이 스스로 단추를 풀며 말했다.
“오늘 밤 네 밑에서 얌전히 굴어 줄 테니까.”
그렇게 아찔한 하룻밤을 보냈다.
그런데 그 밤 이후, 백경을 향해 가슴이 미친 듯이 뛰어 댄다.
“거봐. 내가 뭐랬어.”
“……이사님.”
“나, 네 거랬잖아.”
* * *
“이사님.”
“이사님이 아니라, 오빠.”
이혜빈이 항상 짓던 그 싱그러운 미소를 그리며 백경이 입술을 열었다.
“난 너한테…… 항상 백경 오빠였어.”
네가 날 밀어 내도 좋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너라도 좋으니, 그저 네가 돌아오길 바랐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네가 5년 만에 돌아왔다.
“그래서 돌려 보려고. 밤이고 낮이고 서로에게 미쳐 있던 그때로.”
신의 장난처럼 기억을 모두 잃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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