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데려온 과외 선생이 자꾸만 생각난다. 고백의 쪽지를 건넨 다음날 그녀가 사라졌다. 그리고 6년 뒤 다시 만난 그녀, 이 봄. 겨울이 가고, 독한 봄이 왔다.
“거기 서! 이봄, 봄아, 쌤, 누나!”
말을 뱉어낼수록 화가 치밀었다.
자그마치 6년이었다.
그는 달려가 봄이 앞을 막아섰다. 비껴서는 봄이를 재빠르게 다시 가로막았다.
“이렇다니까. 자기 멋대로 오고, 가고. 사람이 참 한결같아. 칭찬이라도 해줘야 하나?”
그를 가만히 올려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왜 그렇게 봐? 양심에 찔리기는 한가 봐?”
“예의를 지켜주세요, 길 대리님.”
“예의? 훗. 그러죠. 이봄 씨, 입사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부디, 무단 퇴사는 맘 접으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만.”
그는 꼿꼿이 서서 그녀를 내려보고 비아냥거리며 물러났다.
그대로 돌아서 무작정 걸어 도착한 곳은 회사 앞이었다.
“아는 척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녀가 미웠다. 그런 만큼, 그의 감정을 보상받고 싶었다. 아주 졸렬하고, 유치한 방법으로, 찌질하다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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