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실 민새연 씨 좋아해요. 오랜 팬이거든.”
피아노뿐이던 새연의 세상이 무너진 건 순식간이었다.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는 추잡한 스캔들.
그것은 단번에 새연을 밀어뜨렸고, 아버지가 해결책으로 들이민 것은 계약 결혼이었다.
“안 믿겨요? 내가 당신 좋아한다는 거.”
그것도 난잡하고 불량한 남자와의 결혼.
윤희건이라는 사람은…… 장난과 위압 사이를 쉴 새 없이 넘나들었다.
상대를 짓누르며 긴장 속으로 떠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능청스럽게 눈을 접어 보였다.
“모르던 취향이 개발되는 기분이에요. 우울한 여자들 재미없던데, 왜 만나는지 좀 알 것 같네.”
“전 우울하지 않아요.”
“그럼 이것도 나를 무시하는 건가?”
짐승을 대하는 기분에 그를 외면하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그는 제 목줄을 새연의 손아귀에 밀어 넣었다.
“그러면 안 되나요?”
“나 꼬셔요, 지금?”
“…….”
“큰일 났네……. 이거 의외로 재밌네요. 여태까지는 예쁜 거 보고 참았는데, 이제는 정말 재밌어지려고 해요.”
이 목줄을 끌어당길까, 밀어낼까.
끌어당긴다면, 그를 길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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