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약혼자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날.
공녀 애거트 이로네는 많은 것을 잃었다.
삶도, 살려는 의지와 의욕도, 웃음과 건강, 그리고 목소리까지.
오직 족쇄 같은 희망만이 그녀에게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부여해 주고 있었다.
이대로 심연까지 가라앉아 그가 있는 곳까지 잠식될 수 있다면…….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난 집사가 저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아가씨, 오늘 햇볕이 참 좋군요. 산책이라도 하시겠습니까.”
귀찮아, 지겨워.
“주방장의 역작 산딸기 마카롱이라고 합니다. 단 것은 처진 기분을 끌어 올려 주기 마련이죠.”
날 제발 그냥 내버려둬.
“이봐, 당신이 질질 짜면서 땅굴로 파고들면 약혼자가 돌아와? 정신 좀 차리라고.”
……뭐?
아무래도 새로 온 집사가 미친 것 같다.
“……라고 하며 하늘에 계신 약혼자분께서 통탄해하시겠습니다. 아가씨.”
미소만큼은 억만 불짜리인 이 집사, 해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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