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를 깨닫자마자, 나는 학대당하던 교단을 탈출했다.
생존을 위해 부득이하게 용사 일행에 끼어버렸지만…….
그들과 정말 가까워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사람은 언제나 배신할 수 있다. 교단의 모두가 날 배신했었다.
필시 내가 그럴 만한 인간이어서일 거다.
나는 몸도 허약했고, 누구나 꺼리는 더러운 마물까지 몸에 깃들어 있었다.
배신당하기 전에 차라리 내가 일행을 놓고 싶었다.
나는 민폐 악역이 되어 적정 거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 * *
“리아룬. 나는 그 키스를, 하고 싶어서 했다.”
처음으로 일그러진 붉은 눈동자에선 무슨 말로라도 나를 잡겠다는 절박함이 드러났다.
그렇게 경계심 많은 남자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는 너를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이런 말로 너를 곤란케 만들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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