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완결

<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처음 만나던 날 기억하세요?
손을 뻗으면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하늘에서 꽃비가 우수수 내렸어요. 사방에서 향긋한 흙냄새와 꽃 냄새가 나고 계곡물 소리와 산새 소리가 마치 노래 같았어요.
아직도 귀에 생생해요. 빨리 오라며 채희가 재촉하는 소리, 눈이가 왕왕 짓는 소리, 계곡물에 한섭이가 던진 조약돌이 통통 튀는 소리, 아주머니와 얼금이의 웃음소리. 세상이 참 예뻤어요.
그렇게 예쁜 날, 당신이 왔어요.

이상한 사람이다.
첫인상은 거칠었고 두 번째 만났을 땐 무례했고 세 번째 만났을 땐 짓궂었다.
그리고…….
네 번째 만남엔 가슴이 뭉클했다.
허인우.
나의 조용한 삶을 두드리는 단비.
고요한 연못에 비가 내렸다.

고즈넉한 연못, ‘정연靜淵’에 잔잔히 내리는 비, ‘인우仁雨’.
마주한 두 사람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경.
『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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