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담담히 이별을 고한 김동희는 미련 없이 평주를 떠났다.
지겹다고 했다. 유치하고 시시해졌다고 했다.
선명히 기억한다. 덤덤한 눈빛, 조금 웃던 입술, 말끝에 찍힌 마침표 하나까지도.
빌어먹을 김동희.
어디서 뭘 해도 더럽게 잘 먹고 잘 살 독한 김동희.
김동희 후유증으로 7년을 정신병자처럼 살았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묵영동에.
“……김동희?”
한 번도 떠난 적 없다는 듯 초연한 얼굴을 한 김동희가 있었다.
처음처럼 여전히 예쁜,
나쁜 새끼 김동희가.
“궁해?”
깎아내려도 깎이는 쪽은 나였고.
“뭣도 아니라고 너.”
뭣도 아닌 게 될까 안달하는 것도 나였다.
“키스를 마음으로 해?”
“해 보자고. 마음 없이.”
그러니 잡배처럼 굴어도 결국.
“나는 김동희.”
결국에는.
“치과 의사가 네 잇몸 보는 것도 짜증 나.”
또 이렇게 되고야 마는 것이다.
분노에 치를 떨면서도, 불가항력처럼 결국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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