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들끼리의 약속으로 맺어진 약혼. 10년이 지나고서야 드디어 이 관계의 끝을 내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결혼이라뇨?”
“파혼이라니.”
그간 제게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던 약혼자께서 돌연 결혼을 논하신다.
결혼은 대체 무슨 얼어 죽을 소리람. 지금의 난 오직 새로운 사랑, 대한민국의 아이돌 VENUS의 리더 한해윤을 보러 갈 생각뿐이다.
때마침 차원 이동 대금을 모으기만 하면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도 생겼겠다.
돈을 벌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들어온 황궁에서, 하필이면 황태자 카이루스에게 제대로 덜미를 붙잡히고 말았다.
“내가 네 파혼을 도와줄 수 있다면, 너도 날 도와줄래?”
손만 잡아주면 지지부진한 약혼 관계를 완전히 끝낼 수 있게 도와준다는 말에 그의 제안을 덜컥 받아들였다.
하루빨리 돈을 모아 대한민국으로 떠나려는데. 이 남자. 사람의 곁을 파고드는 것이 보통 솜씨가 아니다.
“난 두 번 다시 소중한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거든.”
이젠 쉽게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얽혀버린 카이루스가 자꾸만 떠나려던 제 굳은 결심을 흔들고.
“이사벨라. 제발 나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뒤늦은 후회와 고통으로 얼룩진 얼굴을 한 이카누엘까지 자신을 붙잡으려고 한다.
아니, 다들 왜 이래요! 난 내 최애 보러 갈 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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