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정연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내쉬었다.
"팀장님 혹시 연애가 처음은 아니시죠?"
사뭇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떼길래 뭔가 싶었던 이경의 잇새로 피식 얕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혹시 내가 등신 XX로 보여요?"
아니요. 그런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정연이 자세를 고쳐잡으며 서둘러 이경의 말을 반박했다.
"아니면 이 나이에 공대리가 내 첫사랑이길 바라는 건가?"
이경의 눈썹이 삐두름해졌다. 답답함을 느낄 때 나오는 이경의 작은 습관이었다. 정연은 얼른 다음 말을 이었다.
"아닙니다. 제가 여쭤본 건...... 연애를 해보셨으니 남녀가 만나다 보면 헤어질 수도 있다는 건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연애의 끝이 결혼으로 귀결되는 건 아니까요."
"그래서요?"
"그래서. 연애만 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끝을 정해 놓은 연애였다.
아신 리조트 제주지점 오픈을 앞두고 꾸려진 TF팀의 팀장이자 곧 대표로 승진할 그룹 오너의 차남 태이경과의 연애는.
재벌가 정략 결혼의 수순이라는 그의 맞선 현장을 본 이후 정연은 이 연애의 끝을 알렸다. 이제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야 할 때였다.
그런데..... 왜? 제주 지점에 있던 내가 하루 아침에 태이경 대표의 비서로 출근을 해야 하는 거지?
전남친의 갑질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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