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서양풍, 판타지물, 오메가버스, 학원/캠퍼스물, 친구>연인, 첫사랑, 재회물, 계약, 다공일수, 미남공, 다정공, 무심공, 능글공, 까칠공, 집착공, 광공, 복흑/계략공, 절륜공, 병약수, 미인수, 다정수, 순진수, 상처수, 능력수, 구원, 차원이동/영혼바뀜, 질투
이런 옛말이 있다.
경국지색 절세미인 하나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거라고.
실제로 믿진 않았다. 어떻게 얼굴 하나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분명히 죽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밤을 머금은 것처럼 까맣고 긴 머리카락에 새하얀 피부.
별을 박아 놓은 듯 선명한 붉은 눈동자에 석류처럼 탐스러운 입술까지.
마치 신이 내린 듯한 고귀함과 신비로움을 가진 남자아이.
화려하기 그지없는 외모를 가진 BL 소설의 메인수, 아나킨 데카르트에 빙의해 버렸다.
그것도 집착광공들이 미쳐 날뛰는 고수위 피폐 다공일수 소설에 말이다.
납치와 감금은 기본이고, 억지로 관계를 맺고 세뇌까지 당할 미래라니.
절망적이었지만, 의외로 직접 만난 그들은 아직 어려서인지 제법 순순했다.
“머리 만지고 싶으면 만져.”
“싫다면서요.”
“……너는 괜찮을 것 같아.”
어차피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모든 공들과 엮일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릴 때부터 그들을 잘만 구슬린다면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잠깐 맛보기
하르카에게 있어 아나킨은 자신이 손이라도 뻗으면 쉽게 사라질 것만 같은 그런 연약한 아이였다. 그런데도 아이는 그 누구보다 산뜻한 미소로 하르카가 살면서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바깥 이야기들을 얘기하곤 했다.
황궁 밖에는 얼마나 재미있는 게 많은지, 할 게 얼마나 많은지.
그 유려하게 붉게 물든 입술로 생소한 단어들을 나열할 때마다 하르카는 시간이 유독 느리게 흘러가는 기분을 느꼈다. 아름다운 아이.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닌 아이.
그 아이가 찾아올 때면 지겹게만 보내 왔던 시간이 조금은 살 만하게 느껴졌다.
“……넌 정말 이상해. 이상하다는 말로는 부족하지. 얻을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도와주려는 사람은 없어. 적어도 이 황궁엔.”
“하르카. 세상엔 대가가 따라오지 않아도 선의를 베푸는 사람들이 있어.”
하르카는 아나킨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있기야 있을 것이다. 멋대로 동정하고 멋대로 실망하는 놈들. 그러나 하르카는 그들 대부분이 남을 돕는 이상적인 자신에게 빠진 모순적인 놈들이라 여겼다. 옆에 있는 이 곱상한 아이가 다를 거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아나킨이라면…… 위선을 떠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르카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 아이는 마치 처음부터 이곳 사람이 아닌 것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도자기처럼 하얀 피부와 모두의 주목을 이끄는 강렬한 붉은 눈동자. 경이로운 미색을 지녔는데도 순진무구한 아이 같은 해맑은 미소를 짓는…….
이건 누가 봐도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 아니겠는가.
갑자기 하르카의 눈앞에 나타난 작은 꼬맹이. 그는 자신이 이때까지 봐 왔던 사람들하곤 전혀 다른 인간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부터 하르카의 관심은 그 아이에게 쏠렸다.
그 조그맣고 하얀 아이, 이름은 아나킨.
아나킨 데카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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