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의 유혹은 언제나 치명적이었습니다.”
그의 마음을 바란 적 없었다.
부용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세자빈 은우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것이었다.
그 목적을 위해 부용은 난봉꾼인 안현군과 혼인하기로 결심했다.
“한부용, 지독하고 끔찍한 계집. 혼인 전에 반드시 죽여 버린다.”
설령, 그가 저를 죽이고 싶어 할 만큼 싫어하더라도.
그러나 혼인 전, 안현군은 사고로 기억을 잃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날카롭던 말은 다정함이 되었고, 무관심은 집착으로 바뀌었다.
낯선 그에게서 느낀 건 잔인함이 아닌, 온기였다.
절대 마음 주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따스해진 그의 눈빛에 부용은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기억을 잃은 것이…… 맞습니까?”
부용과 결혼한 사람은 진짜 안현군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거짓이었고 가짜였다.
“매 순간, 그대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숨결 속에 담긴 감정만큼은 어떤 진실보다 뜨거웠다.
가짜임을 알면서도, 마지막 고백 앞에서 부용은 끝내 그의 손을 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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