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오빠 바쁜데 꼭 지금 그래야 하나. 다음에 이야기해.”
차준경은 그런 남자였다.
약혼녀인 자신의 파혼 통보를 무심하게 넘겨버리는 차가운 남자.
“나 다른 남자 생겼어요. 이제 오빠 안 좋아해.”
“그래. 놀 만큼 놀다 와. 필요하면 카드 가져가고.”
약혼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 해도 오만을 부리는 남자.
잡은 물고기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꺾어온 꽃에 물을 주지 않는 남자.
10년째 저만 바라보는 윤해수를 두고,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나쁜 남자.
그래서 윤해수는 파혼으로 제 지독한 짝사랑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차준경 감시카메라, 차준경 스토커, 차준경의 애완견.
그 모든 수식어들도 깔끔하게 지울 생각이었다.
그런데 파혼을 통보한 후부터 그가 이상해졌다.
“윤해수가 여자로 보여. 갑자기.”
“…….”
“네가 내 몸에 10년 만에 시동을 걸었으니까 운전도 네가 해.”
얼굴 한 번만 보여달라 조르고, 자꾸만 따라다니며 성가시게 굴더니.
꼭 예전의 해수처럼, 이유 모를 직진까지 한다.
“먹을 땐 맛있었지? 혹시라도 먹고 튈 생각은 마.”
심지어는 홀린 듯이 하룻밤을 보내고 오빠의 뜨거운 품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과연, 무사히 파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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