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잃은 순간, 사론느는 끔찍한 이 삶을 두 번째 반복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남편은 저를 첫사랑의 대용품으로만 삼다 내버렸고.
그의 첫사랑은 제 아이를 죽이곤 저에게 온갖 더러운 오명을 씌워 괴롭혔다.
그 모든 걸 기억해 냈을 때, 사론느는 희열에 찬 웃음을 터트렸다.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오지 않았던가.
죽어서도 악귀가 되어 그들에게 복수할 기회를 달라 하늘에 기도했다.
그리고 돌아온 그녀에게, 해야 할 일은 하나뿐.
남편과 그의 첫사랑을 무참히 짓밟고 무너트리는 것.
***
사론느는 복수를 위한 조력자로 지난 생에서 제게 도움을 주었던 남자를 선택했다.
왕국의 제일가는 미남이라고 불리는 레오빈트 왕자.
왕실의 이혼 허가를 이용하고자 그와의 거짓 연인 행세를 시작했는데…….
“우리 언제까지 연기만 해요? 나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가진 게 많은 남잔데.”
연기를 넘어 그가 진지하게 들이대는 건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처음엔 장난으로 치부했던 눈빛이, 날이 갈수록 진득한 갈망으로 들끓어 대는 것도.
“당신 계획을 들었을 때부터 난 이 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거든요.”
그의 간사하고 요망한 꼬리가 눈앞에서 붕붕 흔들렸다.
“당신이 원하는 건 다 쥐여 줄게요. 그러니까 나랑 만나요, 사론느.”
이런 연기 말고,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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