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좋아하세요? [단행본]

딸기, 좋아하세요?

주인님의 얼굴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잘생겼다. 
은은한 달빛과 공존하며 우아하게 빛나는 얼굴은 상당히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잘난 외모만큼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클로이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대었다.
먹고 살기 위해 남자 하인 행세까지 해야만 했기에 지금 더욱더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주세요.”
보육원에서 빌며 애걸하는 일은 아주 익숙한 행위였다. 남들에겐 비굴해 보일지라도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으니 지금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었다.
“어서 꺼져버려.”
쥴리앙은 하찮은 하인에게서 눈길을 돌리며 차갑게 내뱉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얼른 두려운 표정을 수습하고서 돌아서려던 순간이었다. 문득 저쪽에 뭔가를 발견하고 그녀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그가 앉은 의자 뒤편에서 무언가를 본 것이다. 
뭔가를 바라보던 클로이의 입이 커다란 놀라움에 서서히 벌어졌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한 표정이었다.
소녀는 믿을 수 없는 행복에 두 눈을 반짝거리며 더할 수 없는 행복에 휩싸였고, 까칠한 도련님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비밀스러운 유리 정원 위로 은은한 달빛이 쏟아졌고, 그곳에서 둘은 각자 세상에 다시 없을 크나큰 행복을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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