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조차 필연이었음을 [독점]

악연조차 필연이었음을

공화국의 전쟁 영웅, 비운의 전 황태자.
오랜 전쟁 끝 냉전 시대에서 많은 칭호로 불리는 남자.
소베크의 다미어스 엘데아르드 대공.
그리고 가명 ‘리체 솔리온’을 두르고 대공의 주치의가 된 아틀란티아 스파이.
그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의심하며 다가가고,
그녀는 의심을 무너트리려 그를 매혹한다.
슬슬 끝내야 한다.
사랑을 닮은 이 사냥 놀이는
먼저 진심이 되는 자가 패배할지니.
* * *
“그 남자 말고, 나한테 갈아타는 건 어때.”
잔잔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
“선생의 대답은?”
그의 엄지가 입술을 누르자,
천천히 틈이 벌어지며 숨결이 새어 나왔다.
뜨겁게 엉킨 공기가 혀끝을 맴돌았다.
“제 대답은…….”
리체는 그의 단정한 옷깃을 움켜쥐었다.
남자는 아무런 저항 없이 그녀에게 끌려가 주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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