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내를 주웠다.
골목을 가로질러 집으로 올라가던 시현은 불법 투기물 위로 사람의 형체를 발견한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가간 그녀가 본 것은 ‘굉장한 미모’를 지닌 다 젖은 꼴의 남자였다.
어쩌다 방 한 구석을 내어주었고, 그 다음은 마음이었다.
남자는 한여름 눅눅한 습기처럼 그녀의 삶에 스며들었다.
성가셨으나 이내 익숙해지고, 끝내 애틋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가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예상 밖의 관계로 조우한다.
“시현아.”
자신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에 시현은 고민을 담아 무거워진 고개를 아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주변을 다 날려 버릴 만큼 잘난 남자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홀연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그는 더 이상 그녀의 집에서 빌어먹던 존재가 아니었다.
비서인 그녀가 모셔야 할 상사였다.
“어때?”
뻔뻔한 반응을 보며 시현은 생각했다.
두 번은 당하지 않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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