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 비참한 삶은 없을 텐데.”
가문이 망했다.
그리고 나의 가문을 멸문시킨 공작이 내게 말했다.
“가정교사라도 한다면 이자 정도는 갚아줄 수도 있어.”
가문은 망했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불어나는 이자를 갚는 것도 막막하던 중,
그렇게 그는 내게 가정교사를 권했다.
“역시 어려운 일인가?”
필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모욕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 선택지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원수 가문에서 가정교사를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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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에게는 양녀가 한 명 있었는데, 양녀는 앞을 볼 수 없는 데에다가 중병까지 들어 있었다.
“저를 포기하셔도 괜찮아요. 다들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아이에게 마음이 가서
의도치 않게 정말로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랬더니.
“그 아이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러니 그 아이가 바라는 대로 결혼하지.”
“....각하.”
아이의 수명은 길어 봤자 1년이라 했다.
“1년만.”
그렇게.
나는 그와 계약 결혼을 하게 되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가?”
“그렇게 할게요.”
짝사랑이더라도 공작의 곁에 남고 싶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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