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를 지독히도 짝사랑하는 서브 남주의 약혼녀에 빙의했다.
나를 보며 한숨을 쉬는 건 물론, 악담마저 서슴지 않는 서브 남주의 언행은 기가 막혔다.
“당신 같은 사람과 결혼하느니, 죽는 게 낫겠습니다.”
그럼 죽으세요, 이 공작 놈아!
*
허울뿐인 약혼이었다.
나도, 리카르도도 원하지 않았던 약혼.
게다가 빙의자인 나에게는 돌아갈 세계가 존재했다.
서로 갈 길 가면 완벽해지는 상황.
그런데 서브 놈이 갑자기 나를 붙잡기 시작했다.
“레온에게 가시려고요?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줄곧 말하던 첫사랑에게?”
긴장한 걸까. 나를 붙잡은 리카르도의 손이 무척이나 차가웠다.
“압니다. 당신이 레온을 사랑한다는 사실쯤은.”
“……알면서도 이러시는 거라고요?”
“그래서 당신의 처음을 달라고는 말 못 합니다. 첫사랑이든 뭐든, 그게 중요하다면 알아서 하세요.”
리카르도의 눈이 서서히 떨려 왔다.
“대신 마지막 사랑은 나와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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