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당신에게.
나는 애정이 없는 결혼생활에 지쳤어요.
그래서 당신을 떠납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조금은 후련해졌겠죠?
부디 그러길 바라요.
참. 당신은 알고 있었더군요.
내가 계약된 아내였다는 걸.
이제 와서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도도한 당신은 아픔과 어울리지 않으니까
없던 일처럼 훌훌 털어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잘 지내요. 안녕.
짧은 편지 한 장을 남긴 은소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햇볕이 잘 드는 테라스에서
그와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그게 바람의 전부였던 소희가 임신을 한 채로.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