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막인 줄 모르고 고백해 버렸다 [독점]

흑막인 줄 모르고 고백해 버렸다

“미친 남자는 싫습니까?”
* * *
“좋아해요!”
나무꾼 로디에게 고백했다.
이 남자는 다정하고 친절한 데다, 돈도 많으니까!
“그래서 말인데요. 우리 교제를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언니를 살리기 위한 돈이 필요해서 일단 고백하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이 남자도 나를 좋아하고, 나도 이 남자를 좋아하니까.
“흠……. 사실 셀라 양은 내 이름도 모르는데…….”
……응? 이게 무슨 말이지?
“로디악 페스트리크 귄터, 그게 내 이름이에요.”
“로디악 페스트……음……페스트? 으악!”
‘로디’가 내가 지금껏 그렇게 피하려고 했던 원작의 흑막이라고?
미친! 이 남자에게 살해당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기를 써 왔는데!
내가 흑막 놈에게 고백했다니!
“왜 그래요? 갑자기 왜 이렇게 떨어요?”
남자가 붉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섹시해 보이던 붉은 색이 이제 보니 살벌한 핏빛으로 보였다.
“아니야, 이게 아니야…….”
“아니야? 뭐가, 아니란 말일까?”
“교…… 교제 아닌데요.”
“교제가 아니라면, 아하. 셀라 양은 바로 결혼이 하고 싶었던 거구나?”
뭔 소리예요? 결혼이라니!
“좋은데, 난. 결혼 좋아요.”
만족스럽다는 듯 화사한 미소가 걸린 흑막 놈의 입술 사이에서 느른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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