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침대에서 같이 뒹굴 여자 아니면 내 집에 안 들이거든.”
까칠하고 버릇없는 주제에 야구 좀 잘한다고 저 잘난 맛에 사는 재수 없는 차신우.
“싫다는 사람 계속 이렇게 찾아올 거면 같이 한 번 뒹굴어 주던가.”
“같이 뒹굴 남자의 몸에 대한 기준이 아주 높은 편이라서요.”
따라붙는 타이틀처럼 고고하게 살아온 남자의 인생에.
“자신 있으면, 까보시던가요.”
이상한 여자 하나가 불쑥 끼어들었다.
“혹시 개띠야? 물고 뜯는 걸 잘하는 거 같아서.”
“차 선수도 개띠잖아요.”
“맞아. 그러니까 조심해. 잘못하면 나랑 개싸움 난다.”
“네. 저는 안 건드리면 안 물긴 하는데. 아무튼, 주의할게요.”
어디서 도라도 닦고 온 건가.
무섭도록 차분한 여자에게 자꾸만 신경이 긁히기 시작했다.
“은근히 한 마디를 안 져.”
“저 이겨 먹으려고 그동안 그러신 거예요?”
어떻게 하면 주하린을 이겨 먹을 수 있을까.
난생처음, 야구가 아닌 곳에 승부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주하린을 좋아하는 것 같아. 아니, 좋아해.”
내 가슴이 너로 가득 차버리는, 그런 날이 오리라는 걸.
“누가 주 실장한테 나 좋아해달라고 했어? 그냥 내 마음이 그렇다고 얘기하러 온 거야.”
이토록 네가 간절해지는 순간이 오리라는 걸.
……또한 몰랐다.
“나랑 단둘이 있는 게 그렇게 싫어?”
결국엔, 좋아하는 쪽이 지는 싸움이라는 걸.
“내가 잘할게. 그러니까 나 좀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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