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거기서 그러고 있나? 이제 숨어서 안 먹어도 될 텐데.”
어디선가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가영은 천천히 위로 고개를 들었다. 5년 전과 똑같은 그 자리에서, 강서혁은 저를 보고 있었다.
“왜 아직도 그런 곳에 기어 들어가지? 아직도 배고파? 가영아?”
그가 정말 한국으로 다시 되돌아왔다. 저를 설레게 만들었던 도련님이.
“숨바꼭질은 재미있었어?”
***
“예전에 자주 했던 짓이잖아. 왜 그래.”
“안 돼요. 이제는 더 이상 이러면… 이러는 거 너무 불편해요.”
“불편?”
그가 자조적인 웃음을 터트리며 가영의 앞으로 다가왔다.
“불편은 내가 해야지. 가영아.”
“도련님….”
“도련님 말고 서혁 씨. 혹은 오빠.”
그가 손을 뻗어 가영의 턱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나는 오빠가 좋겠다. 가영이 입에서 오빠라는 말이 나오면 미치겠거든.”
“…이… 이러면….”
“그리고 가영아, 나 지금 다정하게 구는 거야. 너한테만큼은. 그러니 떨지 말고 이리 와.”
다시 한번 일렁이는 감정에 가영의 마음이 솟구치기 시작하고, 가영의 인생이 또 강서혁의 색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그게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