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딱 그 맛이야. 어릴 적 몰래 까먹던 싸구려 불량식품 같은 맛.”
턱을 그러잡고 작정한 듯 모멸감을 주는 그의 말이 오늘따라 하나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흥분된다고 해야 할까?
불량식품을 입에 달고 사는 남자의 그 말은 꼭 저를 숭배한다는 것처럼 들렸으니까.
* * *
잘나가던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 유학을 포기하고 설공푸드의 고용인으로 들어간 예주, 그곳에서 지난밤 2억짜리 위스키를 아무렇지 않게 따라 주던 재하와 마주친다.
“도둑고양이가 제 발로 들어왔네?”
예주를 부잣집 딸인 척하며 도둑질이나 하는 여자로 오해한 재하는 고용인으로 들어온 예주를 무시하며 그녀 위에 군림한다.
“빚은 내가 갚아 주지. 대신 내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벗어.”
아버지의 사채를 갚아 주는 조건으로 계약 만남을 제안한 재하는 예주를 집안 여기저기서 탐하고, 이미 그에게 마음을 뺏긴 예주는 치욕과 동시에 절정의 쾌락을 맛보며 그를 매몰차게 밀어내지 못한다.
“당신 때문에 우리 아빠가 죽었어.”
사기죄로 구속됐던 예주의 아버지가 지병으로 감옥에서 사망하고, 예주는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게 재하라고 확신한 채 그의 곁에서 달아난다. 처절한 복수를 다짐하며…….
* * *
“내가 아직도 불량식품으로 보이나요?”
사라졌던 예주가 3년 만에 화려한 모습으로 재하 앞에 나타나고, 예주를 찾아 헤맸던 재하는 초췌한 눈빛으로 그녀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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