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꽃 향기 흐드러지면

등꽃 향기 흐드러지면 완결

<등꽃 향기 흐드러지면> 연(戀). 연(緣). 불망(不忘).
잊을 수 없는 그리움, 끝나지 않은 인연.

정에 굶주린 눈빛을 보내던 계집아이가
언제 의젓한 아가씨처럼 달라졌을까.
누이라 여기던 마음이 과거가 되었음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소녀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한 손으로도 번쩍 안아들 수 있던 고운 누이였지.”

제가 팔을 뻗어 유화를 당겨 안았다.
더 가까이, 더 세게 안고 싶어지는 마음을 참아내며
몇 번이나 제 마음을 부정했다.

“취중인 듯 몽중인 듯, 이 밤을 내어 주옵소서.”
“정인을 맞이하는데 어찌 흐린 정신으로 있을 수 있겠느냐.”

누이였다.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여인이었다. 다시 만난 이후로는.

“지금껏 그 누구도 마음에 품은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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