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당신은 내가 죽는 날까지 차가웠다.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버려진 황녀였고, 당신은 원하지 않았던 결혼이었으니.
그리고 우습게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 마음은 절대 비밀로 했지만 말이다.
죽음은 한순간에 다가왔다.
지난했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디아나, 안 돼!”
그런데 참 이상하다.
……생각해 보면 당신은 내가 죽는 날,
나를 애절하게 불러 주었고,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나 대신 그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것처럼.
***
“아가씨!”
눈을 떴을 때, 나는 낯선 영애의 몸에 빙의되어 있었다. 그것도 클로드와의 결혼을 꿈꾸는, 가난한 하급 귀족 영애의 몸으로.
내가 죽은 이후 3년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런데…….
“하룻밤 정도는 어울려 줄 수 있습니다. 혹 이런 걸 원하십니까?”
클로드를 마주쳤다.
완전히 변한 그는, 매일을 술에 취해 엉망으로 살고 있었다.
몸이 바뀌었다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의 미움을 받는 일은 이젠 익숙했다.
그래서, 이 몸에서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또다시 날 잃어버린 그가 미쳐 버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