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폐하를 위하여.
사랑하는 언니에게 제국을 바쳤다.
황제는 나의 우상, 나의 신, 나의 모든 것이니.
그녀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내 뼛속과 영혼까지 기꺼이 내어주겠노라 맹세했다.
그러나—.
“반역자를 잡아라!!”
그 결과는 누명과 오명으로 얼룩진 산송장 뿐.
아.
사랑이란 어떻게 이다지도 처절한 것인지.
***
“돌아가렴.”
르케는 등을 돌리며 애원하는 그에게 싸늘하게 말했다.
“나는…… 그냥 이대로 죽겠다.”
“그러지 마요, 르케.”
르케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가가 매우 붉었다.
“내가 모든 걸 되찾아줄게요. 당신의 자리도, 당신의 영광도. 그러니까 제발, 제발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
르케는 울음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실소했다. 젊은 기사의 발언은 제가 언니에게 했던 말과 꼭 닮았다.
“사랑에 목숨 걸다간 내 꼴 날 거다. 상관으로서 하는 마지막 충고야.”
“상관없어요.”
그녀는 픽 웃었다.
“내가 널 이용해 먹고 버리겠다고 해도? …황제 폐하처럼.”
“르케.”
그는 단호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어쩐지 오싹한 음성에 그녀는 고개를 완전히 틀었다. 보라색 눈동자가 떠오른 은하만큼 아름답고 두렵다.
“그러니 약속해 줘요.”
“뭘?”
“그때가 되면, 나와 함께하겠다고.”
눈이 부신 눈매가 해맑게 접어졌다.
“그것이 삶이든, 죽음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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