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은 자살한 형을 죽음으로 몰고 간 여자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그 여자는 자신의 호텔 프런트 직원인 윤설영이다.
그는 복수를 위해 그녀를 유혹해 몸을 섞고, 갖은 상처를 주다 비참하게 버린다.
통쾌한 복수를 거의 마무리할 즈음, 도일은 맞선 자리에서 설영과 똑같이 생긴 여자를 만난다.
복수의 방향이 잘못되었다.
후회해 보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설영은 그를 떠났고, 자신은 그녀를 사랑하게 된 후였다.
***
“그러니까 그냥 얌전하게 내 곁에 있으면서 꼬리나 흔들어. 어차피 윤설영 씨도 불만 없었잖아.”
도일이 설영의 한쪽 팔을 움켜쥐더니 상체를 숙여 얼굴을 들이밀었다.
숨결이 느껴질 만큼의 거리에서 그의 눈동자가 설영을 집어삼킬 듯이 꽁꽁 옭아맸다.
설영은 뒤로 물러날 생각도 못 하고 그대로 얼어붙어 서 있었다.
“그래도 윤설영 씨 몸이 아직은… 꽤 쓸 만하거든.”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 설영의 두 눈이 의미를 쫓느라 불안하게 흔들렸다.
“날 만족시킨 여잔 흔하지 않은데 말이야.”
도일의 기다란 손가락 하나가 설영의 흰 볼에 가 닿았다. 지독히 차가운 손인데도 지독히 몸을 뜨겁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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