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떠날 악역에게 집착하지 마세요 [단행본]

곧 떠날 악역에게 집착하지 마세요 완결

나는 제국의 악녀였다.
오라비에게 휘둘려 사람을 죽이던 끔찍한 삶. 
쫓기고 쫓기다 죽음을 맞이한 순간, 나는 과거로 회귀했다.
어차피 한 번 죽었던 인생, 더 이상의 미련은 없다. 복수를 위해서라면 모든 걸 버릴 수 있었다.
그래서 나를 한 번 죽였던 남자와 손을 잡았다.
그의 목적도 간파했다. 과정도 무난하다. 계획에 빈틈이란 없다.
이대로라면 순조롭기만 할 텐데.
“내가 라티샤의 눈에 들고자 이 방법을 택했다면요?”
어째선가 그가 내게 관심을 보였다. 나 외에는 흥미조차 없어 보였다.
분명 그를 선택한 건 나였는데. 돌아보니 내가 그에게 사로잡힌 것만 같았다.
“어떤가요. 이제 나 없이는 살지 못하겠던가요?”
분명 푸르기만 했던 그의 눈동자가 집채만 한 파도가 되어, 깜깜한 심해가 되어. 전신을 집어삼킬 듯이 굴었다.
“내게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라티샤.”
여태 보아 온 인간 중에 가장 아름다운 남자가, 뾰족한 덫 앞에서 아름답게 웃었다.
모든 미래가 내가 아는 과거고, 세상의 흐름은 내 손안에 있는데.
어째서 당신만은 왜, 내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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