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랑 자는 거야. 유이온.”
9회 말, 2사 만루.
심판이 스트라이크 삼진과 동시에 경기 종료를 외치자 야구장의 함성이 우렁차게 쏟아졌다.
강태주. 강태주.
땅과 하늘을 울리는 이름 석 자.
태양만큼이나 빛나는 잘생긴 남자가 그라운드 위에 우뚝 서서 이온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집요하고 끈덕지게.
* * *
소녀 가장 재수생 유이온 앞에 나타난 불량한 편의점 고삐리 남자애.
길들여 지지 않는 떠돌이 개. 제 눈앞에 선 남자애가 딱 그랬다.
‘더 이상 엮여서는 안 돼.’
야구 선수는 이제 끔찍할 지경이었다.
그렇게 이온은 마음을 다잡았지만.
“어쩌냐. 이미 더럽게 엮였는데.”
위험해 보이는 눈빛으로 예고한 강태주는
십 년 후, 메이저리거의 영광조차 버리고 이온의 앞에 다시 나타났다.
“주웠으면 책임져야지. 누나.”
십 년 전보다 훨씬 더 완벽해진 수컷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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