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마녀가 죽었다.
이번엔 나도 잘 아는 사람이다.
옆 마을의 세실. 며칠 전만 해도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사역마와 약초에 관한 대화를 나눴던 사이다…….
마녀사냥이 빈번해진 시대, 아직 영명을 갖지 못한 마녀 린은 마녀사냥을 피해 도피길에 오른다.
그 과정에서 린은 수수께끼의 용병 반을 만나게 되고, 악마의 약을 만들어 주는 조건으로 국경까지 그의 비호를 받는 계약을 맺는다.
한편 마녀사냥에 열을 올리던 썬더스트롬 영주 베일은 병사를 보내 린을 잡으려 하는데…….
과연 린은 베일의 마수를 피해 무사히 국경을 넘을 수 있을까?
* * *
“죽지 말아요.”
나는 정신을 잃은 반에게 속삭이며 혈석을 꺼냈다.
“이드나시여. 나의 피를 삼키시고 이 방황하는 존재에게 축복을 내리소서. 당신의 숨결로 사망을 멈추고 생명을 되찾게 하소서.”
혈석이 달아오르는 것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곧 혈석의 빛이 그의 목에 난 상처로 빨려 들어가며 출혈이 멈추고 피부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고작 초급 마법이었는데도 늑대인간의 회복력이 더해지니 치유되는 속도가 경이롭다.
한결 마음이 놓여 주변을 둘러보니, 고요함 속에서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녹색 불길로 뒤덮인 마을에는 놀과 인간의 시신이 뒤엉켜 있었고, 온 시야가 붉은 피와 검은 연기로 어지러웠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 있던 나는, 이 참사의 원인 중 하나가 나라는 사실에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영명을 받기도 전에 악명을 드높이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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