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애인 좀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아버지뻘의 남자와 결혼을 할 뻔했던 윤슬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재에게 부탁했다.
도선재.
전국구 폭력 조직을 기업형 그룹으로 만든 홍 회장의 수하이자, 명문 그룹의 상무 이사.
우연히 그에게 도움받은 적이 있던 윤슬은 염치 불고하고 다시 한번 그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리 자기, 연애는 해 봤어?”
“해, 해 봤어요.”
“내가 어떤 새낀 줄은 알고?”
몸을 훅 기울여 다가온 그의 검은 시선이 질식할 것처럼 따라붙었다.
“도선재 씨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어요. 저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니까요.”
“어려서 그런가 순진하네. 내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연애를 하재? 겁도 없이.”
선재는 그녀의 가녀린 몸을 눈으로 훑어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의 시선을 느낀 윤슬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나한테 어디까지 줄 수 있는데?”
“네?”
“연애하자며?”
“그러니까 그게.”
“내가 아는 연애는 입도 맞추고…… 만지면서 응?”
쇄골 아래에서 멈춘 그의 노골적인 눈길에 귀까지 시뻘겋게 달아오른 윤슬은 놀란 토끼 눈을 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선재는 헛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숨도 못 쉬면서 해보긴 뭘 해 봐. 네 눈에는 내가 어린애나 건드리는 쓰레기 같아?”
남은 술을 마저 비운 선재는 윤슬을 애송이 취급하며 자리에서 일어서 버렸다.
***
그랬던 도선재가 쓰레기가 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지금이라도 하기 싫으면 말해.”
작은 인형처럼 제 품에 안긴 그녀의 눈물에 맥없이 무너지고 만 그가 음탕한 본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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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레: [maybe_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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