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에스텔이라고 해요. 초면에 실례지만 제 엄마가 되어주시면 안 될까요?”“물론 그냥 키워달라는 건 아니에요. 제 양육비는 제가 드릴 테니 이 번호로 복권 한 장만 사주세요.”갑자기 나타난 여자아이.이건 또 무슨 장난인가 했는데 진짜로 복권에 당첨이 됐다.그것도 100억 루체라는 거금에!“이제 돈 많아졌으니까 에스텔 입양해 주세요!”“미안한데,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입양은 못 해. 난 미혼이거든.”이 나라에선 혼인신고를 한 부부만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다.다행히 에스텔도 이 사정을 이해한 줄 알았는데.“아빠! 엄마가 우리 버리려고 해! 아빠는 돈을 못 벌고! 나는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죽다가 겨우 살아난, 기억을 잃어 자기 이름도 신분도 모르는 남자를 붙들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한다!“잠깐만, 그렇게 보지 마요! 우리 처음 보는 사이거든요? 나 당신 누군지 몰라요!”“기억은 안 나지만 제가 전부 잘못했어요, 여보. 저한테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네?”“글쎄, 아니라니까!”우리는 남남이라고 주장하는 여자와 엄마 아빠를 부르며 엉엉 우는 다섯 살 아이.남자가 아이의 말을 믿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여보는 어떻게든 저를 쫓아내고 싶은 모양이지만, 저는 토끼 같은 부인이랑 여우 같은 딸 두고 못 나가요. 안 나가.”곧 죽어도 여기서 살 거라고 버티는 남자를 쫓아낼 방법은 없었다.하는 수 없이 남자가 기억을 되찾을 날만 기다리자고 마음먹었는데, 그날부터 나는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무, 물러나! 물러나지 않으면 이 애의 목숨은 없을 줄 알아!’‘헉! 저 집에 불이 났어! 얼른 가서 꺼야 해!’‘잡았다! 여기 얘야! 이 꼬마애가 썬더볼트라이징에 돈을 걸었다고!’우여곡절 끝에 내 딸이 된 에스텔이 죽거나, 크게 다치거나, 유괴당하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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