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 돈 필요해?”
첫사랑을 마주쳤다.
철없는 공주님과 보육원 고아였던 우리가 빚쟁이와 돈 많은 깡패가 되어서.
“언제든 힘들면 말해. 현민서네 개새끼 돈 많이 벌었다.”
“……넌 이게 재밌니?”
“왜 넌 안 재밌어? 난 지금 존나 즐거운데 민서야.”
5년 만에 나타나서는 어제 만난 사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구는 개 같은 첫사랑.
“민서야. 개새끼는 주인이 버려도 그 자리에서 얌전히 기다리잖아.”
“…….”
“집 지키고 있었지, 민서가 돌아올 때까지.”
밀어내고 밀어내도, 비틀린 애정을 말하는 새까만 눈동자를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
“도진아, 보고 싶었어.”
“응, 알아. 우리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민서야.”
내가 어떻게 너 없이 살았을까.
그토록 사랑했던 너를.
묻어 두었던 사랑을 다시 펼쳤을 때, 민서의 세상은 또 한 번 무너졌다.
“……너,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어?”
“민서야, 그게 중요해?”
새하얗게 부서지는 미소를 보며 민서는 눈을 감았다.
더는 현민서의 개새끼를 자처하던 박도진이 아니다.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뜯을 사냥개, 그 자체일 뿐이지.
“죽여 버릴 거야, 너.”
“민서 손으로 죽으면 행복하게 눈감을 수 있어.”
이건 사랑일까, 집착일까, 아니면 지독한 그 무엇일까.
목줄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다.
함부로 미친개를 길들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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