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면 이혼하자, 오빠.”7살 연상의 약혼자는 언제나 다정했다. 남들은 평생 한 번 볼까말까 한 화양그룹 상무이사 고윤헌의 미소가, 제게만은 헤펐다. 정략결혼이라도, 우리는 운명이라 믿고 싶었다.그날, 그 말을 듣기 전까지는.“내 집안을 와해시키고, 화양그룹 밑으로 흡수시킬 거라면서. 그게 나와 결혼하려는 이유라면서.”다정하던 윤헌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정리는 수월하겠네.”“정리?”“이대로 결혼할 수는 없잖아. 내가 네 집안을 박살낼 건데.”그러나 채하는 고개를 젓는다. 놀랍게도, 두 사람의 목표는 같았으니까. “나도 오빠와 같은 걸 원해. 내 아버지를 무너뜨리고 싶어.”채하는 윤헌이 바라는 자료를 넘기겠다고 약속한다.그의 목적이 이루어지는 즉시 이혼하겠다는 계약서에도 서명했다.“우리의 계획은 아무도 몰라야 할 거야. 그러기 위해선 진짜 부부처럼 보여야 하고.”그렇게 둘만 아는 시한부 결혼이 시작되었다. *** “계속 소리 내. 참지 말고.”“이상해, 이건…….”“이상한 게 아니라, 좋은 거야.”목표를 위해 사랑하는 척하는 두 사람. 하지만 몸이, 눈빛이 자꾸만 끌린다. “오, 오빠. 내려줘. 별로 안 아파.”“신혼이니 그러려니 하겠지.”“하지만…….”“아프지 마. 다치지도 말고.”윤헌에 대한 마음을 애써 감춰 보려는 채하.애써 자신의 감정을 외면했으나, 채하에게서 눈을 뗄 수 없는 윤헌. “어딜 봐, 채하야. 남편한테 집중해야지.”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이 계약서엔 없던 감정으로 물들기 시작했다.#나이차커플 #배 속에 있을 때부터 결혼이 정해진 사이 #여주에게 일찍부터 감겼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남주 #남주가 자신을 싫어한다 생각하며 떠나려는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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