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를 앞두고 남자친구가 바람났다.잔뜩 번져 버린 마스카라를 닦을 새도 없이 볼품없이 떨어진 구두를 끌어안고 있던 그날,“어차피 버릴 거였으니까, 신고 가든가요.”굴러온 슬리퍼 한 켤레와 함께 낯선 남자가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슬리퍼 한 켤레의 자비.동물병원 수의사와 보호자.딱 그 정도로만 머물 관계였다.“이현아, 나 몰래 다른 남자 만나고 다니면 안 되지.”정지오, 그가 선 자리에서 훼방을 놓기 전까지는.“갑자기 거기서 남자친구 행세는 왜 해요?”“이현 씨가 곤란해 보여서요.”햇살 한 줌이 내려앉은 듯한 그 화사한 미소 때문이었을까.“내가 수습할게요. 이현 씨 일일 남친으로요.”앞뒤 잴 것 없이 직진하는 연하남은 이현이 그어 놓은 선을 헤집어 놓고,“이현 씨, 좋아해요.”그녀의 마음을 훔쳐 버렸다.***“나랑 지오 오빠, 내년에 결혼할 건데. 몰랐어요?”지오의 약혼녀라는 여자가 나타났다.반복되는 악몽의 굴레에 이현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저 평범하게 연애하고 싶을 뿐이었는데. 이현은 제 마음을 훔쳐 간 지오와 함께, 그 바람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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