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동 없는 노제동 퀵서비스입니다!”평소처럼 나선 퀵서비스 배달 중 6년 만에 마주한 남자, 차한성.서문호텔 회장의 하나뿐인 아들이자 태어날 때부터 서문호텔 그 자체라 불리는 완벽한 후계자.여전히 작은 공간에 신이 꽤나 공들인 이목구비가 조화를 이루며 박혀 있었다.앞에 있는 사람 말문을 막히게 하는 시선 역시 마찬가지였다.“그……, 차한성 씨 맞으시죠? 여기 인수자 서명 부탁드립니다.”그가 알아볼 리 없으니 아무렇지 않게 나가면 되는 거였다.그러나 세상은 결코 제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았다.서두른 행동 탓에 품에 안고 있던 박스가 추락했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쏟아진 건.“콘돔이네요.”“아, 네. 콘돔. ……네?”“누가 나한테 이런 선물을 보내셨을까.”눈이 마주치자 곧게 뻗어 있던 눈매가 미세하게 휘었다.* * *“은하.”성을 붙인 것도 아니고, 차라리 ‘은하야’도 아니고.꼭 어린아이를 대하는 것 같은 태도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했다.“오랜만이네. 사실 며칠 만이긴 한데. 그치?”“오빠, 아니……. 그쪽……, 아, 차한성 씨가 여긴 왜…….”“오빠랑 결혼할래?”허공을 방황하던 은하의 눈동자가 그대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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