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화 씨. 내가 무서워요? 아님, 불편한가?”“……아뇨, 아닙니다.”떨리는 눈꺼풀을 들어 올려 마주한 시선 끝, 무진의 눈매가 느른히 휘어졌다.“그러지 말아요.”“…….”“그러려고 데려온 게 아니야.”까마득한 세상이 있다. 있는 힘껏 고개를 들어도 보이지 않는 세상.“전무님은 왜 자꾸 저한테 잘해주세요?”“정예화 씨가 웃으면 신이 나. 내 기분이 좋아.” 그런데, 저 위에 선 남자가 자꾸만 계단에 올라와라 손을 내민다.입주 간병인과 고용인. 시선조차 닿지 않아야 할 관계가 자꾸만 뒤틀린다.“정예화 씨, 나랑 연애할래요?”“제가 전무님같은 분이랑 어떻게요.”“싫어도 합시다. 내가 해야겠으니까.” 이 관계의 끝은 비극일까, 아님, 비극조차 될 수 없을까.한 가지만은 분명했다.그 끝이 무엇이든, 해피엔딩은 될 수 없다는 것.끝끝내 그녀 앞에 무릎 꿇을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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