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자고 나면, 그 부탁 들어 주고 싶을지도 모르지.”서늘한 얼굴의 현이 옅은 웃음을 걸고 말했다.이런 남자였다, 신현은.정략결혼을 거절해 달라는 부탁을 거부하는 순간조차도.“혹시 알아요? 더럽게 안 맞아서, 결혼할 마음 같은 거 완전히 사라질지.”“해 보지 않아도 알겠는데요. 본부장님하고 저, 안 맞는다는 거.”몸이 먼저 가는 현과 마음 없인 다음도 없는 로연.하나부터 열까지 부딪치고 날을 세우던 두 사람이 뜻하지 않게 뒤엉킨다.“어차피 이 결혼 다 전략이고 겉치레잖아요.”“혼인 신고가 겉치레일지는 모르겠지만.”감추고픈 비밀. 지키고픈 삶. 그리고 원수 같은 남자.“침대에서도 그딴 허울 뒤집어쓸 생각은 없거든.”빈틈없던 그녀의 세계를 뒤흔드는,악연의 그림자가 짙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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