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었다.명실그룹의 후계자, 내 남편 백도준에 의해 의자에 온몸이 묶인 채 바닷속으로 버려졌다.“나는 내 복수를 위해 결혼했어. 백하연, 단 한 번도 너를 사랑했던 적 없어.”그를 사랑했던 내게 돌아온 것은 처절한 배신과 후회였다.다시 돌아간다면, 절대로 그를 사랑하지 않을 텐데.사랑 따위는 하지 않을 텐데.정신을 잃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기자 회견장에 있었다.내 어깨를 감싼 백도준의 소름 끼치는 손길이 느껴졌다.“결혼 발표를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잘 헤쳐 나가겠습니다.”***“한 대리는 백도준 사장과 어울리지 않습니다.”눈썹을 조금 찡그린 채, 꽉 조이는 넥타이를 나른하게 풀며 입술을 달싹이는 완벽한 외모의 남자. 그의 그림자가 길게 내 몸 위로 늘어졌다.태민혁 본부장의 이 말, 분명 기억하고 있다.그때는 결혼을 앞둔 부하 직원을 탐탁잖아하는 그의 악담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옳은 선택을 하겠어.나는 그에게 애원했다.“저를 도와주세요, 본부장님.”비스듬히 내 턱을 들어 올리며 나지막이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기꺼이 당신을 지킬 거야."표지 일러스트 : 데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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