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낮>각성수 #소심호구수>까칠수 #성장했수 #자기감정도모르공 #수애증하공 #관계역전허울뿐인 황제의 반려라는 이름 아래 온갖 조롱을 받으며 십 년간 궁에서 지내온 황비 후. 그에게 버팀목이 되어 준 것은 황제, 재원을 향한 사랑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버팀목마저 흔들리는 때가 왔다.“그대를 황후로 봉한 뒤엔, 이신에게 황귀비의 자리를 내려줄 생각이야.”“…그….”“그대도 알다시피 황후의 자리는 무척이나 위험하고, 무거운 자리지 않나. 천자는 이신이 그러한 자리에 올라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이제는 아예 자신을 도구로써 취급하겠다는 재원의 모습에 후는 차라리 사랑을 죽이기로 했다.그리하여 그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을, 배 속에서부터 아버지에게 부정당한 아이를 지키기로 결심했다.황후의 자리에서, 황제의 반려라는 의무에서, 그리고 재원으로부터 도망치려는 후. 과연 그는 성공할 수 있을까?[미리보기]“나를 미워해도 좋고, 원망을 해도 좋아. 차라리, 죽으라며 고사를 지내도 좋네.”“……?”후의 눈에는 재원의 얼굴이 보이질 않았다. 전보다 낮게 잠긴 목소리가 조금 떨리는 것도 같았다. 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재원의 어깨에 가만히 손을 댔다. 그 직후, 재원은 그대로 입술로 후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질척이는 혀가 입 안을 휘젓고 날카롭게 돋아난 송곳니가 물기 어린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댔다.온기의 끝자락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입 안에서 끊임없이 질척이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그만….’바위와 같이 강인한 신체가 작고 여린 몸을 내리눌렀다. 후는 두 팔이 재원의 손길에 의해 결박된 채, 입술 위에 내린 달뜬 숨결을 품었다.사람의 숨이 이렇게도 뜨거운 것이었구나.혼롓날, 자신의 몸을 열고 들어왔을 때도 재원은 입을 맞추지 않았다.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행위엔 애정이라곤 깃들어있지 않았으며, 예나 지금이나 밝게 빛나는 붉은 눈동자 속엔 영문을 알 수 없는 짙은 의문이 자리 잡고 있었다.“대체 왜….”후는 온몸이 조각나는 것을 몸소 느끼며 나직이 읊조렸다.해가 지고 지독한 어둠이 차오르는 달과 함께 후를 집어삼켰다.나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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