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은 그게 가능한가 봐. 10분 얘기했는데 10년 절친 되는 거.나는 10분 동안 말없이 책만 읽는 너랑 있는 시간이 10시간 같았지만 엄마가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니까 꾹 참았어.책 이름이 뭐냐고 고개 들이밀면 보여주는 시늉이라도 하지."엄마!! 나 집 갈래!"그래 놓고 왜 잡아. 잡긴."…가지마."난 또 다시 10분 동안 너랑 같이 책을 읽었지.그게 너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이렇게 소꿉친구라는 핑계로 지지부진 10년을 끌어 온 짝사랑이 위기에 처했다."강여름?"내 옆에 있던 연가을의 입에서 익숙한 이름이 나왔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기억하고 있었네, 둘 다 잘 지냈어?”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엔 반가움이 가득했지만 나는 순수하게 그녀의 존재를 반길 수가 없었다.강여름은 나보다 더 오래전부터 연가을과 함께한 친구였다.나, 장마준.매년 돌아오는 장마 전선처럼 여름과 가을 사이에 끼어서 비를 팍팍 뿌려 버리기로 결심했다.근데 이상하다. 비를 뿌리기로 한 건 나였는데, 왜 연가을한테 점점 빨려들고 있는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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