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에 빙의하자마자 흑막에게 죽었다.
아무래도 내가 빙의한 몸이 영약이라는 백사(白蛇)라서 그런가 보다.
그리고, 바로 회귀했다.
참 별난 인생이다 싶었지만,
부모님의 약방을 물려받아 소소하게 살아가려는데…….
“천마를 주문하셨다고.”
채소이자 약재인 천마를 주문한 날, 약방 앞에 도착한 건 빈손의 사내였다.
“전 약재를 주문했는데요?”
“천마라 하니 왜인지 나를 뜻하는 듯하여…… 내 전생에 채소였나?”
어디선가 봤다 했더니 이 남자, 당대 천마가 될 남자이자 나를 죽인 사마진이었다.
약재로 쓸 천마를 주문했는데 진짜 천마를 주면 어떡해요.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는군. 분명 난 인간으로 둔갑한 채소가 틀림없다.”
* * *
어쩌다 보니 기억을 잃은 흑막을 제자로 삼아 곁에 두고 감시했건만.
“다 기억났습니다.”
“뭐라고, 천돌아?”
“천돌이가 아닙니다, 스승님. 제 이름은 사마진입니다.”
어느 날 가명 천돌, 본명 사마진의 기억이 돌아왔다.
이제 끔살당할 일만 남았구나 했더니,
“함께 본산으로 가시죠. 천하를 얻었을 때 스승님께서 제 곁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마진이 나를 마교의 본산으로 납치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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