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하는 건 흥미 없는데.”
어린 시절부터 학대를 받고 자랐던 세나.
그런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기회.
불구라는 소문을 가진, 주성 그룹의 후계자와의 결혼이었다.
세나는 언니를 대신해, 맞선 자리에 나갔다. 주성 그룹의 핏줄을 낳아 줄 사람을 자처해서.
“저 그렇게 순진하지 않아요.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어요.”
“그래? 얼마나, 어떤 각오까지.”
감정 없이, 서로에게 원하는 것만 얻으면 끝날 관계였다.
하지만 그는 제게 자꾸만 다른 걸 요구하려고 했다.
“무슨 말인지 알잖아. 그러려면 나랑 뭘 해야 하는지도.”
뒷걸음질 치던 세나가 질끈 눈을 감아버리자,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억지로 하는 건 흥미 없는데.”
“아직, 우린….”
“명분이 중요해? 그럼 결혼만 하면 원 없이 안아도 되겠네.”
귓가에 울리는 낮은 목소리가 위험했다. 시작하면 멈출 수 없고, 한번 맛보면 중독될 것처럼.
“이 결혼을 계약처럼 받아들인다면 복종을 하더라도 나한테 해. 이세나, 당신은 나랑 계약했어.”
“그럼 당신이 원하는 걸 말해주세요.”
그는 씩, 웃으면서 답했다.
“너. 이세나.”
어쩌면 그가 먼저였을지도 모른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어떤 대가도 치를 준비가 되어있다고.
겨우 사랑이라는 이름을 덧붙이기엔, 완전한 소유를 위한 열망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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