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의 계약 결혼을 제안한 건 연재였다.호기심이 사랑으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었다.“나를 그려 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장난하지 마요.”쏟아져 들어오는 정오의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 내며 태정이 천천히 외투를 벗었다.연재가 넋이 나간 채 그 모습을 쳐다봤다.“내가 갖고 싶어. 언젠가 내 생일이 되면 그 그림을 선물로 줘.”한 겹, 한 겹 그가 걸친 옷들이 모두 떨어져 나갔다.그리고 그가 제게 가까워졌을 때, 연재는 인정해야 했다.‘이 사람과 3년 뒤에 헤어질 수 있을까?’결국 진실은 드러나고, 두려워하던 순간이 다가왔다.“당신은 한 번도 나한테 진심인 적이 없었군.”낯익은 그림 한 장.그 그림은 태정의 눈에도 익숙했다.선여진. 결혼 전 제 아내가 웃돈을 얹어 넘겨 달라 했던 작품의 주인.연재가 그린 그 모작이 제 손에 들어왔다.확실한 증거 앞에 태정이 눈을 질끈 감았다.“3년 뒤에 그림을 가지고 떠날 생각이었나?”하지만 쉽게 보내줄 생각은 없었다.“……선여진 작가 그림, 제게 주십시오.”제 손에 들어온 건 그림이 아니었다.그의 아내 박연재를 곁에 붙들어 맬 목줄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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